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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물가 상승 4개월 연속

부알_못 2022. 2. 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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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소비자물가가 4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외식비와 기름값이 고공 행진을 한 가운데 농축수산물과 공공요금 등 서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품목이 일제히 올랐기 때문이다. 서민 물가 인상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2월에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기름값 추가 인상도 대기하고 있어 물가 상승률이 4% 안팎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가 4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2010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18개월 연속 3% 넘게 오른 이후 거의 10년 만이다.

 1월 물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간 것은 외식비와 석유류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 컸다. 1월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6.4% 올랐다. 최근과 비교해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1월 소비자물가 기여도 0.66%포인트를 나타내며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이다. 휘발유 12.8%, 경유 16.5%, 자동차용 LPG 34.5%로 모두 올랐다. 특히 외식비는 전년 대비 5.5% 상승했다. 외식비가 1월 물가 상승률에 기여한 비중은 0.69%포인트로 석유류보다 컸다. 가공식품 물가도 전년 대비 4.2% 올랐고 농축수산물 역시 6.3% 올라 서민들의 장바구니를 더욱 무겁게 했다. 딸기(45.1%) 돼지고기(10.9%) 수입쇠고기(24.1%) 달걀(15.9%) 등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전기료 등 그동안 잠잠했던 공공요금도 1월에는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전기료는 전년 대비 5% 상승해 2017년 9월 이후 최대치를 보였고 상수도료 또한 4.3% 올라 2008년 5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7월 전기요금 필수 할인공제 축소와 10월 연료비 조정 단가가 인상된 영향이 지속되면서 전기요금 상승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2월 물가는 더 비상이다. 국제유가 오름세가 2~3주간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2월 중 국내 휘발유와 경유가격이 상당 부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원화값 하락세를 감안하면 체감 유가는 100달러를 넘어선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한편 가공식품이나 외식업계 소통을 강화해 인상 시기를 연기·분산하도록 요청하고 지방자치단체에 공공요금 동결·감면 주문을 지속할 방침이지만 얼마나 통제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물가 인상 압력이 거세지자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한은 금통위 위원들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지난달 금통위 회의에서 높은 물가 오름세에 대해 경고를 쏟아냈다.

 

 한은이 공개한 '2022년도 제1차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 7명 중 의장으로서 의견을 내놓지 않는 이주열 한은 총재를 제외한 6명 모두 국내 물가 상승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 열릴 예정인 금통위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높은 물가 상승세뿐 아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달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고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등으로 금리 인상 압박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석길 JP모건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은 "다음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4월 금통위로 예상되지만 대선 직전인 2월 금통위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 대한 매파적 분위기는 유럽에서도 감지된다. 세계 각국이 고물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유럽중앙은행(ECB)도 인플레이션과의 대결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높아지면서 ECB를 포함한 주요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금리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2조원 규모 국고채 단순 매입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입찰은 오는 7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