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8.5억 아파트, 낙찰된 가격이…"바닥 밑에 지하실 있네"
부동산 이제 시작 일진데 아직 멀었습니다.
대구 지역의 부동산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바닥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 대구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1월 70% 선이 붕괴한 이후 지난달 67%로 내려앉았다.
12일 부동산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 아파트 낙찰가율은 67.0%로, 지난 1월(68.9%)보다 1.9%포인트 떨어졌다. 대구 아파트 낙찰가율은 집값 상승기였던 2021년 월평균 108.9%에 이를 정도로 높았다.
2021년 10월(105.5%) 이후 100% 밑으로 내려앉으면서 1년 반 동안 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 1월엔 70% 선 아래로 내려왔다.
경매시장에서 새 주인을 찾지 못한 물건이 계속 쌓이다 보니 경매 진행 건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1년 전인 작년 3월 45건 수준이던 진행 건수는 지난달 86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대부분 경매 지표가 바닥 수준으로 가라앉았음에도 여전히 바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값은 이달 첫째 주 0.49% 떨어져 세종(-0.55%)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낙폭이 컸다. 이미 2년여간 내려간 집값이 여전히 큰 폭으로 조정받고 있다는 얘기다.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입찰 경쟁만 치열하다. 지난달 달서구 본리동 ‘성당 래미안’ 전용면적 84㎡는 감정가(5억5400만원)의 반값인 2억8300여만원에 팔렸다. 이날 응찰자만 35명이 몰렸다. 지난달 새 주인을 찾은 달서구 신당동 ‘신당 한화꿈에그린’도 감정가(3억800만원)의 64.5%인 1억9800여만원에 매각됐다. 두 차례 유찰돼 최저 입찰가가 1억5000여만원까지 떨어지자 22명의 응찰자가 경쟁을 벌였다.
최근 매각된 북구 칠성동 ‘오페라 삼정그린코아’ 전용 98㎡도 마찬가지다. 감정가(8억5400만원)의 절반 수준인 4억1800여만원으로 최저 입찰가가 낮아지자 대기 수요가 몰리면서 낙찰가가 6억3800여만원까지 뛰었다. 낙찰가율은 76.8%를 나타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낙찰가율 60%대 후반도 굉장히 낮은 수준”이라면서도 “현재 부동산 시장의 변수가 많고 대구는 공급이 많은 지역이라 60%대 초반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