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버블' 붕괴 위험..
인플레·우크라 등 악재 해결 기미 안보여
주택가격 붕괴 땐 글로벌 경제 직격탄
부동산 리스크 가장 큰 나라 '뉴질랜드'
체코·헝가리 등 뒤이어.. 韓은 17위 랭크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간) 세계 주택시장에 경고등이 들어왔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등을 대상으로 자체 분석한 결과, 부동산 리스크가 가장 큰 나라로 뉴질랜드를 꼽았다. 블룸버그는 리스크 순위를 정하기 위해 30개국의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과 임대수익 대비 주택가격 비율(PRR), 실질·명목 집값 상승률, 대출 증가율 등 5개 지표를 비교·분석했다.
체코와 헝가리, 호주, 캐나다, 포르투갈, 미국 등이 뉴질랜드 뒤를 이었다. 이들 국가는 최근 수년간 주택가격에 거품(버블)이 가장 많이 끼었다는 지적을 받은 나라들이다. 한국은 전체 30개국 가운데 17위에 랭크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한국의 대출 증가율은 3.1%로 확인돼 30개국 중 가장 높았다. 블룸버그는 “S&P글로벌신용평가가 아시아에서 한국 집값이 취약해 보인다고 분석하면서 명목 국내총생산(GDP)에 비해 높은 가계신용과 부채 증가율, 주택가격 상승 속도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고 전했다.
경기침체 국면에서 금리 인상이 불붙인 주택가격 하락까지 가속하면 침체가 더욱 심화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주택가격 하락은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경제발전 잠재력을 좀먹는다. 노무라홀딩스의 글로벌 시장 조사 책임자인 롭 서브바라만은 “이 같은 리스크는 비즈니스와 금융 사이클을 동시에 다운시켜 경기침체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각 나라도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 중이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최근 금융 안정성 보고서에서 주택가격의 급격한 하락 가능성이 있어 가계자산과 소비자 지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전날 “유럽 내 금융 및 주택 시장이 급격한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매우 심각한 자산 급락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지난 15일 “주택 구매 계획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영국 컨설팅기업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내년 중반쯤 미국의 주택가격이 전년 대비 5%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